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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식물 육종가를 찾아서2 : '언제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정원'을 채워줄 신품종들
  • 등록일2021-11-02
  • 작성자품종심사과 / 최진이 / 043-850-3335
  • 조회1349
산림식물 육종가를 찾아서2 :

‘언제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정원’을 채워줄 신품종들

장용석(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품종심사과장)

정원 : 새로운 안식처

하버드 대학교의 에드워드 윌슨 교수의 바이오필리아(biophillia) 가설에 따르면 사람의 DNA에는 자연과의 접점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어느덧 일상이 되어버린 코로나 펜데믹 속에서 사람들의 불안과 우울감 해소를 위한 다양한 대안이 등장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자연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부분의 인구가 도시에 밀집되어 살다보니 자연을 만나기 위해서는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한다는 어려움 때문에 홈가드닝, 반려식물, 플랜테리어 등 다양한 형태로 자연을 도시에서 표현하고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을 찾거나 아예 자연 가까이 살겠다고 귀촌 귀농을 선택해 개인정원을 가꾸면서 삶의 안식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산림청이 최근에 정원의 가치와 잠재력에 주목하여 정원문화 확산과 인프라 확대를 도모하는 것도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산림청의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정원 인프라를 2,400곳으로 확대하여 정원을 통해 도시를 녹색생활공간으로 전환할 것이며 이를 위해 정원산업 생태계 구축과 성장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수요에 대한 맞춤형 정원인재를 육성함과 동시에 행사개최(지역별 정원박람회)등을 통한 정원문화 대중화에 힘쓸 계획이다.

새로운 가치에 주목한 여성 육종가

하늘과 땅을 품은 정원은 나무와 풀, 그리고 꽃들로 그 안을 풍요롭게 채우고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도 평온한 안식처를 제공해준다. 다양한 것들을 품고 있는 정원의 진정한 주인공은 식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는 정원분야는 산림식물 육종가라면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매력적인 영역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서하원예’ 김경숙 대표는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있었던 것 같다. 현재 몇 안되는 산림식물 여성 육종가로 활동 중인 ‘서하원예’ 김경숙 대표는 60이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육종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과거 우리사회는 여자가 대학을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김경숙 대표는 고등학교 졸업 후 26살 이라는 늦은 나이에 경희대학교 원예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졸업 후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직배양 관련 석사학위와 식물생리학 관련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후 대학 강단에서 13년간 강의활동을 했다. 그러던 중 우리나라가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서 외국산 식물 사용에 대한 로열티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대두되었고 신품종 육종에 대한 가치와 미래 성장 가능성을 깨달은 김경숙 대표는 육종가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신품종 개발에 전념하기 위해 2011년 ‘서하원예 육종연구소’를 개소하였고 2014년에는 ‘서하원예’를 만들어 활동 영역을 더욱 확장해 나가게 되었다.

솔체꽃과 함께한 10여년

있는 새로운 신품종을 선택하고 개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여러 신품종 후보 대상들 중 꽃이 아름다워 정원용으로도 적합하였으며 교배가 잘되고 겨울철 하우스 가온처리 없이 수막으로도 월동이 가능한 솔체꽃을 접하게 되었다. 이 즈음 시기적절하게도 분홍 솔체꽃에서 청보라색의 이형주가 발견되었고 이를 선발육종하여 ‘블루문’이라 명명한 후 품종보호 출원 신청한 결과 2017년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서 산림식물 신품종으로 품종보호권을 부여받게 되었다.
솔체꽃(Scabiosa tschiliensis Gruning) ‘블루문’을 시작으로 2021년 현재까지 품종보호 출원 신청된 솔체꽃만 ‘그린아이즈’, ‘트윙클 블루’, ‘로터스문’, ‘핑크브로치’ 등 10품종에 이르고 있다.
‘핑크브로치’는 2021년 봄 화훼시장에서 반응이 좋아 많은 수익을 창출했다고 한다. 김경숙 대표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향기 특성까지 추가된 ‘핑크쥬얼스’라는 품종을 개발하여 신품종 출원 신청을 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신품종으로 개발된 솔체꽃은 청보라색 계열인 ‘블루문’, ‘블루아이즈’, ‘트윙클 블루’, ‘어비스 블루’ 등과 분홍색 계열 ‘그린아이즈’, ‘스타 피쉬’, ‘핑크 보케’, ‘썬셋 핑크’, ‘로터스문’, ‘핑크브로치’ 등 두 가지 계열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좀 더 다양한 색깔의 꽃을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신품종은 식물체를 단순 재배 생산하여 판매하는데 그치는 한계가 있었다. 물질분석과 소비자 동향 분석 등을 통해 꽃차, 향초, 디퓨져, 비누, 플라워데코 등 다양한 제품으로의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끊임없는 그의 도전은 멈춤이라는 말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다. 산림식물 뿐만 아니라 국립종자원에도 화훼류類 가우라(Gaura lindheimeri) ‘크리스마스버닝’, 스토케시아(Stokesia laevis (Hill) Greene) ‘템플문’, 비올라(Viola L.) ‘블루미스트’, 톱풀(Achillea spp.) ‘루비스타’ 등 5작물 이상 11개 품종이 품종보호 등록된 상태이다.

신품종의 가치를 키운다.

김경숙 대표는 한국 정원 시장을 넘어 해외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신품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개발된 신품종들 중 솔체꽃(Scabiosa tschiliensis Gruning) ‘블루아이즈’와 시레네(Silene spp.) ‘롤리팝’ 그리고 스토케시아(Stokesia laevis (Hill) Greene) ‘아메시스트’ 등 3품종을 2018년 네덜란드 협력업체인 플랜팁(Plantipp BV)사와 계약을 체결하여 네덜란드 현지 농가에서 시험재배를 시작하였다. 현재는 시험재배 국가가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을 삼을 계획에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현재 신품종 개발 작물의 다각화와 사업장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초본류類에 집중된 개발 대상작물을 확대하기 위해 감귤 7~8품종을 수집해서 시험재배 중에 있으며 장미류類 같은 경우는 이미 많은 품종이 개발된 상태이기는 하지만 꽃가루 교배 후 바로 다음해에 결과를 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어 30품종을 수집해 연구하고 있다.
사업장은 2020년 경기도농업기술원 지원 공모사업에 지원하여 31개 지원자 중 당당히 1등을 차지해 사업비 2억원을 받는 쾌거를 이루어 현재 신품종 전시장과 식물육성 시설 등을 확충하고 있다. 또한 ‘광주시 화훼영농조합법인’을 결성하여 이사로 활동하면서 각종 지원사업 확보에 앞장서 지역 화훼농가들과도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미래 전문인력 양성의 필요성에도 주목하여 김경숙 대표는 2014년부터 임용고시학원에서 ‘식물자원조경’과목의 강의를 통해 교사 양성에 이바지 하고 있으며 경기도 교육청 주관 ‘경기꿈의학교’에서 ‘꽃들에게 희망을 청소년을 미래로’란 부제를 가지고 ‘식물육종학교’도 2018년도부터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청년 육종가로 성장 가능한 인재들을 미리 발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국립종자원, 농업기술센터, 시민 가든대학, 시민 조경대학 등 다수의 기관에서 육종가 양성과 시민 정원사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일만 시간의 법칙’(K. Anders Ericssion)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말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일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이다. 김경숙 대표는 이미 육종가로서 일만 시간을 지나왔다. 그 결과는 지금 그의 삶의 모습이 증명한다. 앞으로의 일만 시간이 기대가 되는 산림식물 신품종 여성 육종가 김경숙 대표를 우리 모두 응원한다. 앞으로 10년 후 국내외 정원 시장을 가득 채울 다양한 신품종들을 상상해 본다.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도 육종가들이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나갈 것이다. 미래의 성과를 우리 모두가 함께 공유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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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1007_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_김경숙 육종학교 강의_사진자료14.JPG [56.8 KB] 첨부파일 다운로드
  • 211007_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_신품종 개발을 위한 재배시험_사진자료15.jpg [439.3 KB] 첨부파일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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